[팩트맨]‘엄마 성 따르기’…혼인신고 때 결정해야 한다?

2021-01-26 3



[리포트]
여성가족부가 오늘 공청회를 열고 앞으로는 부모가 협의해서 자녀의 성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이미 법적으로 엄마 성을 따를 수 있었던 거 아니냐 문의 있어 알아봤습니다.

"호적에서 파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대사 많이 들어보셨죠. 사실, 현행법상 맞지 않는 말입니다.

2005년 헌법재판소는 가족 관계를 호주 중심으로 정리하는 '호주제'가 양성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립니다.

이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호적부은 가족관계등록부로 대체됐는데요.

이때부터 무조건 아빠 성을 따라야 했던 과거와 달리 엄마 성도 따를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원칙상으로는 아빠 성을 따라야 하고, 단서 조항으로 부부가 협의한 경우에만 엄마 성을 따른다 되어있는데요.

협의도 출생신고 때가 아닌 혼인신고 때 미리 해야 합니다.



혼인신고서를 보죠. 4번을 보면 '자녀의 성을 엄마 성으로 하는 협의, 하였습니까' 체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고서에 표기를 해도, 부부가 서로 협의했다는 협의서를 따로 내야 합니다. 혼인신고할 때 협의하지 않고 이후에 자녀 성 바꾸려면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죠.

가까운 나라 사례를 볼까요. 중국은 1980년에 법 개정됐는데요. 관련법을 살펴보니, 아버지 또는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고,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은 정당한 이유 있다면, 다른 성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정부 발표는 자녀는 아버지 성 따른다는 이른바 '부성 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고, 아빠 성 따를지 엄마 성 따를지는 부부가 협의해서 정하도록 원칙 바꾸겠다는 계획인데요.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넘어야 할 단계는 아직 많습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연출·편집: 황진선 PD
구성: 박지연 작가
그래픽: 권현정, 임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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